일상을 새롭게 3Renew Posewin 20180315
" 달항아리는 조선왕실에서 특별히 주문 제작된 한정판
도자기라고 보면 됩니다."
어떤 문화재 분석하시는 분이 인터뷰에 말한 것인데 예상
과 다르게 항아리의 이곳 저곳이 비대칭이고 왠지 투박해
시장에서 팔았을 것 같은 모양입니다.
왕실에서 제작을 의뢰했다면 아주 세밀하게 만들었을 것
같지만 도공이 막걸리 한잔하고 대충 만든것 같은 모양세...
항아리를 받아든 어디선가 들려올 법한 왕실 사람의 격노...
" 네 이놈 이것을 어디다 쓰라고 왕실에 들여 놓았느냐
당장 물리거라..." 도공은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고...
그러나 그런 격노는 달항아리 관련 문헌 어디에도 없다.
작품을 분석하는 분들은 모양이 완성되지 않은 투박함에서
예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항아리를 내실에 두고서 조선의 왕족들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숨막히는 정치환경 속에서 시선을 돌려 친근한 이미지가 주는
달항아리의 푸근함속에서 위로를 받았을 것...
궐안에 생활은 재단을 하듯이 계획되지 않으면 위험이 닥칠 수
있는 절제된 환경... 마음놓고 푸근히 인간의 마음을 내려놓을
곳이 마땅치 않았을 때 달항아리의 푸근함이 주었을 편안함...
언제나 정답만을 요구받고 정해진 답으로 채워진 생활속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
외부에 구호나 정치적 환경속에 분노하고 흔들리고 평화롭지 않은 마음
을 지닐 것을 요구 받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결국 협소화되고 결정되고
단단히 굳어버린 원하지 않은 무엇을 강요받는다는 느낌...
우주만물의 원리는 결정되지 않은 에너지속에서 조화를 부리고 있지만
사랑, 정의, 가치란 명목으로 깍고 또 깍여야만 하는 지금 사람들의
팍팍한 삶속에 달항아리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